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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Sexy in Tokyo. 02

아카쿠로+스구쿠로+마츠후타


※약 5,500자 분량.

※노래 꼭 이어폰끼고 들어주시기..////







월.

본부장님, 아까 퇴근하셨는데요?


화.

아, 오늘 점심 일찍 드신다고..


수.

지금 손님이 와계셔서..


목.

오늘 외근..


금.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콰직.


.

.

.

.


토요일 저녁.

"쿠로오상, 5분전이요."

뒤에서 아카아시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구루와 연락이 닿지 않은 지 무려 일주일 하고도 하루 뒤. 쿠로오는 예정되있던 밴드 공연을 위해 무대 뒤에서 급하게 목을 축이고 있는 중이었다. 의상과 악기를 점검하고, 새로운 무대 위에서 리허설을 하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보니 시간은 금방가서 벌써 공연 시작까지 5분밖에 남지 않았다.

빼꼼.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니 소규모이긴 했지만 객석은 이미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평소의 뻔뻔함은 다 어디로 갔는지 손끝, 발끝으로 스멀스멀 긴장감이 올라왔다. 막상 무대에 서면 신나서 어쩔 줄 모르면서도 직전의 긴장감은 잘 익숙해지지가 않는게, 연신 물을 마시면서도 혓바닥이 바싹 말랐다.

[부재중 통화 0건]

쿠로오는 아무 소식 없는 괘씸한 핸드폰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한 뒤 아예 배터리를 빼버렸다. 최근 기록에는 역시나 아무것도 없었다. 망할 뱀새끼. 처음 며칠이야 쿠로오도 잘못한 게 있으니 걱정되고 불안했지, 이쯤 되면 그냥 짜증만 났다. 술 조금, 그것도 참다가, 참다가- 딱 한 번 마신 것 가지고 쪼잔스럽기 짝이 없었다. 제가 뭘 얼마나 잘못했다고.(잘못했다. 그것도 상습범이다.)

생각해보면 벌써 일주일 넘도록 얼굴 한 번을 제대로 못봤다. 같은 직장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피해지고 있었다. 그동안 본 거라곤 복도 끝을 스쳐지나가던 초록색 뒷통수밖에 없었다.첫날 이후로 쿠로오 역시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심보로 똑같이 전화도 문자도 안했지만 괜히 제 속만 더 탈 뿐이었다. 아카아시의 회사 이외의 일이라는 말도 쓸데없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어제는 있는 자존심, 없는 자존심 다 버리고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삐-소리 이ㅎ.... 콰득.' 

됐다. 때려치고 말지. 오늘 공연이 끝나고도 연락이 없으면 집으로 쳐들어갈 심산이었다.

"1분전. 조명 켜지면 바로 시작할게요."

속닥거리는 스태프에 안내에 따라 세 사람은 깜깜한 무대 위에 자리를 잡았다. 바닥에 야광으로 표시가 되있던 덕에 어둠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은근한 고양감에 손바닥이 뜨뜻해졌다.

달칵.

"...와아아아-!!"

곧 조명이 켜지고 공연장을 꽉 채운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꿉꿉했던 기분에 바로 웃음기가 떠올랐다. 망할 놈은 내버려두고 지금은 공연에 집중해야할 때였다.


**


"티켓 확인하겠습니다- 신분증이랑 같이 준비해주세요"

앞에서 진행요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이렇게 본격적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규모가 조금 커졌다고 훨씬 체계적이게 됐다. 스구루는 핸드폰 화면에 티켓을 띄우고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준비했다. 마지막 순서라 좀 더 시간이 걸릴 모양이었다. 

[먼저 갔어? -테츠로]

[어디야 -테츠로]

[저ㄴ화받으라고 -테츠로]

[부재중 전화 4건]

기다리는 중에 조용히 핸드폰을 뒤적이다 최근기록을 확인했다. 어제 한 전화를 빼곤 날짜는 전부 저번주 금요일. 자존심 세우느라 더 닦달하고 싶어도 참은 거겠지. 지금도 삐져서 씩씩대고 있을 게 눈에 훤했다. 

스구루는 픽 입꼬리를 올리고 메세지창을 닫았다. 사실 첫날 연락을 못 받은 것은 고의가 아니었다. 본가에서 급하게 호출이 오는 바람에 나중에 다시 확인한다는 걸 깜빡했을 뿐이다. 

다만 문제는 그 다음날 부터는 고의가 맞았다는 것이다. 술 먹고 인사불성으로 취해오는 것도 한 두번이지, 이번 기회에 아예 버릇을 고쳐보려고 연락을 끊은 것인데 아카아시의 말을 들어보면 꽤나 성공적인 것 같다.(원래 스구루에게 갔어야 할 연락이 전부 아카아시에게 갔다.) 뭐 충격요법이 조금 과했는지도 모르겠지만.

"티켓 확인하겠습니다."

어느덧 다가온 차례에 스구루가 준비해둔 티켓과 신분증을 내밀었다. 공연장 객석은 이미 빠듯하게 채워져 있었고, 스구루는 그 중 가장 구석진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조용히 기다려주세요."

사람들이 모두 입장하자 공연장은 곧 새까만 어둠으로 뒤덮였다. 적응이 덜 된 시야에 어슴푸레한 세 개의 실루엣이 보였다. 여전히 삐죽 솟은 머리. 이제야 좀 얼굴을 제대로 보겠구나 싶었다. 일주일동안 쿠로오를 못본 건 스구루도 마찬가지였다.


**


달칵.

무대 위로 환한 조명이 쏟아지고, '와-'하는 함성소리와 함께 세 명의 모습이 드러났다. 가장 왼편에는 아카아시가 베이스를 들고 서 있었고, 오른편 뒷쪽에는 마츠카와가, 무대 앞 중앙에선 쿠로오가 여유롭게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하나같이 긴장감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얼굴이었다. 셋 다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쿠로오의 씩 올라간 입꼬리에는 이미 장난끼가 한가득이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쿠로오의 자신감 넘치는 외침을 시작으로 방방뛰는 오프닝 무대가 시작됐다. 쿠로오는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물고기마냥 노래부르기에 열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프닝 노래는 역시 이 곡밖에 없었다. 말리는 아카아시를 설득해(=떼써서) 넣은 보람이 있었다. 공연장 분위기가 단숨에 구름위에 올랐다.

"☆불량한 High school Rock'n roll~☆, ☆불량한 High school Rock'n roll~☆."

쿠로오가 율동을 한 답시고 손가락을 브이자로 그리고 으쓱으쓱 할 때면 귀여운 함성소리가 공연장을 꽉 채우게 볼륨을 높였다.

"좀 더 상냥하고 커다란 사랑***으로! 연약한 나를 감싸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줄곧 무표정을 고수하던 아카아시도 뒤에 가서는 피식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뒤에서 보고있던 마츠카와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연이 끝나고 피드백 영상을 확인 할때면 수치사로 고개를 숙이면서도 항상 어쩔 수 없는 흐름이었다.

"땡큐~"

한바탕 로큰롤 파티를 끝내고, 후끈해진 공기에 쿠로오가 잠시 숨을 골랐다. 여전히 입가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는데 이제 조금은 다른 웃음기과 함께 원래의 텐션으로 돌아갈 차례였다. 

"안녕하세요. 다들 알고 오셨을 테니까 저희 소개는 생략해도 되죠?"

"ㅋㅋ네~!"

"고마워요. 사실 오늘 새로 하고 싶은 노래가 있어서 마음이 좀 급해요."

노래 두 개만 먼저 하고 얘기할께요. 쿠로오가 작게 양해를 구하고 선글라스를 벗었다. 벗은 선글라스는 살포시 앞 카라에 끼워두고 어딘가에서 보고있을 조명 스태프를 향해 작게 손짓을 했다. 밝게 켜져있던 조명이 어둡게 내려앉았다.

징-

잠시 세팅을 위해 아카아시의 묵직한 베이스음이 무대 밑으로 퍼져나갔다. 분위기가 단숨에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쿠로오네 밴드는 원래 오프닝같이 신나는 노래를 부르는 팀은 아니었다. 분위기를 띄우고자 오프닝만 살짝 성격을 바꾼 것이다. 원래는 잔잔한 발라드나, 인디음악, 그것도 아니면...

"아직 좀 이르긴 한데 오늘 컨셉이 있으니까, 그쵸?

첫 곡은 《 It's in the morning. -Robon ft.Snoop Dogg 》으로 할게요."

쿠로오가 곡 이름을 부르자마자 왁-하고 단발마같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여러 번 부른 적이 있는 곡이었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적어도 무슨 노래인지, 가사가 어떤지, 이걸 부르는 쿠로오와 아카아시의 눈빛이 얼마나 섹시한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절로 입을 틀어막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I'm in the mood for lovin'

We'll be touchin',We'll be huggin'

I'm in the mood for lovin'

We'll get into


본격적으로 노래가 시작되고 세 명의 분위가 변한 것은 한 순간이었다. 오프닝과는 다른 날카롭고도 숨소리가 담긴 미성이 흘러나왔다. 쿠로오가 괜히 메인보컬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증명이라도 하듯 깔끔하고 매끄러운 목소리였다.


It's in the morning I wanna touch

It's in the morning I wanna love you

It's in the morning no interruptions

It's in the morning, sex in the morning


쿠로오의 나른한 미소와 내려 앉은 눈빛. 쿠로오의 솔로는 딱 노래의 분위기만큼이나 매력적이어서 공연장에 있는 팬들의 시선을 단번에 앗아갔다. 사실 여기에는 의상도 한 몫했는데, 쿠로오네가 지금 입고 있는 공연복은 언젠가 팬에게 선물로 받은 밴드 티셔츠였기 때문이다. 흔히 단체복이라면 볼 수 있는 반팔 티셔츠가 아니고, 주신 분의 소망이 가득 담긴 새까만 민소매 티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조금은 헐렁하게 제작된 티셔츠는 대체 어디서 맞춤제작을 했는지 까만 유광으로 'SETH in Tokyo.'라는 글씨까지 꼼꼼하게 새겨져 있었다. 더구나 쿠로오의 사이즈는 생각보다 커서 나머지 둘보다 더 느슨하게 내려오는 탓에 그런 상태로 센슈얼한 노래를 부르고 있자면 보는 사람 마음이 뜨끔뜨끔하는 것이었다.


You slowly pull down the sheets to reveal what you keeping wide

I can't push sleeping anymore and you got the hottest body

I got the hottest hottie

Let me put some cream in your coffee


It's in the morning I wanna touch (Yeah)

It's in the morning I wanna love you (I wanna love you)

It's in the morning no interruptions

It's in the morning, sex in the morning


달아오른 분위기에 맞춰 붉은 빛 조명이 은은하게 무대를 비추고, 쿠로오의 솔로 뒤에는 곧 아카아시의 후렴도 따라 붙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아카아시의 단정하지만 낮은 보이스는 금욕적이지만 어쩌면 쿠로오보다도 관능적이라 듣는 이의 가슴에 불을 붙이기에 충분했다.

아카아시의 노래는 그대로 랩까지 이어졌다. 랩은 쿠로오가 힘들어하는 편이라 대부분 아카아시가 맡아서 부르곤 했다. 원곡과는 달리 담담하게 이야기하듯 내뱉는 리듬은 아카아시만의 매력포인트였다.


Its six in the morning, it feels so good

Your sex in the morning, it feels so good

And I'm so horny for your body girl

Wrap your legs around my back

Get it get it yup yup, you got it girl


첫 곡의 마지막의 가까워오고 세 사람의 몸이 음악에 맞춰 여유롭게 그루브를 탔다. 뜨거운 토요일 저녁의 순간이었다.


It's in the morning I wanna touch

It's in the morning I wanna love you(I wanna touch you)

It's in the morning no interruptions

It's in the morning, sex in the morning (Sex in the morning)


It's in the morning I wanna touch (I wanna touch you)

It's in the morning I wanna love you (I wanna love you)

It's in the morning no interruptions (Ooh)

Sex in the morning, sex in the morning (Sex in the morning)







_continued


+) 참고로 저기 로큰롤 노래는 타장르에서 나온 겁니다. 일종의 성우장난이예요. 모쪼록 오해 없으시길..! 



꽁치빌라 건물주 twitter:@rin_k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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