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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구쿠로] 빠삐코의 맛

스구루 생일 7/1 기념 단편글


아..오랜만에 풋풋한 거 써보네요. 스구루 생일 축하해. 그림 못그려줘서 미안..






[스구쿠로] 빠삐코의 맛

_스구루 7/1 생일 축하 단편글



쨍한 햇볕. 후덥지근한 공기.

전형적인 여름의 날씨다.

 



 *

시끄러운 소리에 절로 미간이 구겨졌다. 클래식한 알람음. 스구루의 방이었다. 깔끔한 성격답게 물건은 제자리에 정리되어 있었고, 지금 흐트러진 것은 스구루가 덮고 있는 이불자락 뿐이었다.

6:27am.

등교까지 한참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아침연습이 있는 관계로 꾸물거릴수는 없었다. 배구부 연습은 공식적으론 7시부터였으므로 밥먹고, 씻고 챙겨나가라면 30분 전부라도 빠듯했다.


부스럭.

커튼 사이로 햇살이 들어와 가늘어졌다. 스구루는 일어나기 싫은 마음에 몸만 계속 뒤척거렸다. 팔을 들어 눈을 가리고 아무의미 없는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어지간히도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겨우 침대를 벗어나서는 바로 욕실로 향했다. 연습이 끝나면 학교 샤워실을 이용할 예정이었으니 간단히 세수를 하고, 헝클어진 머리만 정돈했다. 원래가 스트레이트한 머리는 빗으로 몇 번 만져준 것만으로도 금세 외출준비가 끝났다. 나가서 옷만 갈아입으면 되었다.

아침은 평범한 샌드위치였다. 날씨가 더워지니 토스트기에 구운 빵 조차 별로 당기지 않았다. 시원한 사라다에 말랑한 식빵이 딱 좋았다. 편한 체육복으로 갈아입고나니 한 것도 없는데 벌써 40분이 넘어있었다. 은박지에 말린 샌드위치는 아마 가는 길에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스구루는 냉장고에서 요구르트 한 병을 꺼내 원샷하고 바로 나갈 준비를 했다. 가방을 챙기고 뭐 안 챙긴 것은 없는지 책상을 휘 둘러봤다. 다 챙긴 것 같았다.


 

철컥.

속으로 '다녀오겠습니다.'를 말하고 집을 나왔다. 부모님 두 분다 맞벌이로 바쁘시니 7시는 넘어야 일어날 터였다. 어제도 새벽이 다 되서 들어왔으니 어쩌면 그 이후 일지도 몰랐다. 최대한 조용히 빠져나온 만큼 푹 잘 수 있길 바랐다.

가방을 어깨에 매고 자유로워진 한 손은 주머니에, 한 손은 샌드위치를 들었다. 여름의 하늘은 늘 그렇듯 맑개 개었고, 곧 더워지리란 걸 예고하듯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적지근한 공기를 하고 있었다.



 

**


"여, 생일축하한다."

턱.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으니 누마이가 뜬금없이 그런 소리를 했다. 그 말을 시작으로 3학년이며 1학년이며 우르르 너도 나도 축하한다며 소리를 높였다. 어떻게 기억은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스구루는 아침부터 쏟아진 매점 빵 세례에 양손 가득 빵을 안고 교실이 있는 본관 건물로 올라갔다. 메론빵, 야키소바빵, 슈크림. 빵이란 빵은 종류별로 다 집어온 모양이었다. 당연히 혼자서는 반도 못먹을 양. 우정어린 선물이라고는 하지만 뒤에선 스구루가 헉헉대며 4층짜리 계단을 올라갈 것을 즐겼음이 분명하다. 그도 그럴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3학년의 교실은 모두 4층이었다.

3교시 쉬는 시간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같은 층의 부원들이 빙 자리를 둘렀다. 문에 붙어있는 타반 학생 출입금지 문구를 보고서도 태연하기만 했다. 저걸 떼버리던가 해야지.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목적은 역시 축하를 가장한 간식타임이었다. (사실 가장하지도 않았다.)아침에 낑낑거리며 들고 온 빵은 고작 10분의 쉬는 시간 동안 감쪽같이 자취를 감췄다. 남고생에게 음식이란, 어째 작년이랑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RRr.'

매너모드로 바꿔놓은 덕에 바지 뒷주머니에서 '징-'하고 진동이 울렸다. 메일알림이었다. 스구루는 벌써 하나를 클리어하고 두 번째를 고르는 부원들 사이에서 핸드폰을 꺼내들고 저도 적당히 빵 하나를 베어물었다. 달달한 속을 보니 단팥빵이었다.

[끝나고 잠깐 나와 뒷문]

마침표 하나 없는 간단한 메세지는 발신인을 보지않아도 쿠로오의 것이었다. 금요일인 오늘은 쿠로오가 부활이 없는 날이었으므로 학교가 끝나면 오랜만에 이쪽으로 와줄 생각 인듯 했다. 얼굴보기 힘드네, 진짜. 같은 도쿄에 있어도 늘 어긋나는 시간 덕에 좀체 만나기가 어려웠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시간은 빠르게도 갔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수업이 끝나고 스구루는 또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들고 교실을 빠져나왔다.  슬쩍 핸드폰을 보니 쿠로오는 아직인 듯 했다. 당연했다. 스구루의 학교도 이제 막 정규수업이 끝난 참이었다.

옷을 갈아입고 바로 체육관에서 스트레칭에 들어갔다. 청소니, 학급위원이니 다른 일에 걸려 아직 안 온 부원이 대부분이었다. 공식 시작시간까진 아직 여유가 있었으므로 지각만 아니라면 상관없었다. 주장답게 랄까 달리 할 일이 없었을 뿐이지만 그렇게 따지더라도 스구루가 일찍 도착한 편이었다.

가볍게 웜업을 하고,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한 부원들을 도와 네트 설치를 했다. 바닥이며, 수건, 드링크까지 준비하고 나니 더 할 일도 없어 얌전히 시간이 지나길 기다렸다. 1학년들만 없었으면 서브연습이라도 할텐데, 선배들없이 편하게 연습하는 걸 방해하자니 괜히 양심에 찔렸다. 그래,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하겠어.

사실 마음도 조금 붕 떠있었다.


 **


팡-!

팔이며 바닥이며, 여기저기 공튀기는 소리로 체육관이 어지러웠다. 부원들이 도착하고 짝 맞춘 스트레칭 뒤에 시작한 3:3 연습은 어느덧 2세트 후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시원한 실내에도 불구하고 등뒤로 땀줄기가 주르륵 흘렀다. 역시 여름은 여름이었다. 바짝 마른 입안이 텁텁했다.

몰아치듯 3세트까지 마친 후에야 겨우 제대로 된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가빠진 호흡을 고르며 체육관 바닥에 주저앉아 드링크를 마셨다.

텅. 중간중간 마시며 반도 안남아있던 드링크는 몇 번의 출렁임에 금세 동이 났다. 새 드링크를 가져오려면 아이스박스가 있는 곳까지 가야하는데 한 발짝도 움직이기가 귀찮았다. 이게 다 더위탓이다. 가만히 숨만 쉬고 있어도 몸이 축축 처졌다.

스구루는 목마름을 참지 못하고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켰다. 파란 아이스 박스에서 새 드링크를 꺼내 한 모금씩 입을 축이며, 구석에 내팽겨둔 핸드폰을 찾았다. 기다려도 연락이 없기에 바로 연습에 들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깜빡깜빡 부재중 알림이 들어와 있었다.

"나 잠깐 나갔다 온다."

메일을 확인한 스구루는 먹다 만 드링크통을 내버려두고 체육관 밖으로 나왔다. 가기 전 수건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닦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드르륵. 무거운 문이 열리고 그리 떨어지지 않은 뒷문에 쿠로오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창 부활동 시간 도중이라 교사 밖에는 아무도 없었고, 큰 길에 나 있는 정문이 아닌 만큼 지나가는 행인조차 보이지 않았다. 새삼 뒷문이 이렇게 외진 장소였나 하고 생각하게된 스구루였다.

"더럽게 늦게 나오네."

조금만 늦었으면 그냥 갔다. 쿠로오는 교사 담벼락에 삐딱하게 기대어 있었다. 스구루는 제 얼굴을 보자마자 툴툴거리는 쿠로오를 보며 픽 웃었다. 핸드폰에 찍힌 시간을 보니 쿠로오도 늦게 도착해서 그리 오래 기다린 것같지도 않은데 트집부터 잡는 것이 웃겼다.

그러게 미리 연락을 해주던가. 그냥 갔을거라는 말도 우습기만 했다. 지금보다 한참은 더 늦었어도 어차피 기다렸을 거면서. 누굴 닮았는지 저만 보면 일단 꼬리부터 세우고 봤다.

"혼자?"

"켄마랑. 기다리고 있으니까 빨리 가야 돼."

"흐응.."

쿠로오는 들고 있던 까만 비닐 봉지를 뒤적이더니 턱하니 쭈쭈바를 꺼내들었다. 초코맛 아이스크림, 스구루가 좋아하는 빠삐코였다. 스구루는 눈앞에서 흔들리는 빠삐코를 보며 조용히 속으로 웃었다. 저 나름 챙겨준답시고 이런 걸 사들고 왔다는게 귀엽고, 놀랍기만 하다. 언젠가 스치듯 얘기했던 걸 기억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가끔 안 어울리게 기특한 짓을 한단 말이야..

"뭐."

"다른 건? 설마 이걸로 끝낼 생각?"

 ...

도둑고양이라 양심이 없네~

스구루는 오른손으로 차가운 빠삐코를 쥐고 남은 왼손을 내밀었다. 명백한 '내 놔.'의 자세. 쿠로오의 표정이 다시 뚱 해진 것은 안봐도 뻔한 일이었다. 남은 생각해서 기껏 여기까지 와줬더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고. 굳이 힘들여 말하지 않아도 얼굴에 다 드러났다.

"싫음 말던가! 내 놔!"

"큭, 뺏어갈 수나 있고?"

갑자기 달려든 쿠로오에 스구루가 빠삐코를 든 손을 죽 뒤로 빼며 말했다. 조금 장난쳤다고 바로 발끈하기는. 부끄럼타는 초등학생이냐고.

왠지 모를 우월감에 스구루는 피식거리며 웃었지만 둘다 건장한 체육계 남고생. 비슷한 체격으로 쿠로오의 팔을 피해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스구루의 모습은 꽤나 유치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았더라면 하나같이 그렇다고 입을 모았을 것이 분명했다.


덥석.

"다 먹고 들어가야겠네."


작게 실랑이를 하다 한순간 스구루가 정면으로 부딪혀오는 쿠로오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씩씩거리던 쿠로오의 몸이 딱 굳은 것은 물론 다른 의미로 양볼이 옅게 달궈졌다. 그나마 날씨가 더워서 다행이지. 쿠로오는 이중으로 덥쳐오는 분함에 쉬지않고 왁왁거리던 입을 꾹하고 닫았다.

경비 아저씨도 없겠다 스구루는 거릴낄 것 없이 쿠로오의 손목을 잡고 교문안으로 들어갔다. 체육관 건물을 지나 컨테이너처럼 마련된 창고뒤에 철푸덕 자리를 잡았다.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에 앉은 덕에 바지 엉덩이에 흙이 잔뜩 묻었지만 둘다 별로 개의치 않았다.

스구루가 먼저 바닥에 앉자 쿠로오가 그 옆에 따라 앉았다. 외딴 창고의 구석진 뒷자리는 생각보다 시원해서 더디게 이는 바람에 찝찝한 땀줄기도 조금 지워져갔다. 본격적인 열대야가 오기 전이라 그런지 그늘에만 앉아 있어도 충분히 서늘하게 느껴졌다.

"까줘."

"뭐래.."

"빨리."

뻔뻔한 스구루의 요구에 쿠로오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하지만 그것도 표정뿐이라 곧 쿠로오는 뽀시락대며 건네는 쭈쭈바를 휙하고 뺏어왔다. 뻔뻔한 놈. 내가 오늘만 봐준다. 쿠로오의 손에 시끄러운 비닐 포장이 죽죽 벗겨졌다.

부스럭.

스구루는 어차피 해줄 거 뭐하러 뜸을 들이냐는 반응이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둘만 있을 때의 쿠로오는 말그대로 친절했다. 입만 툴툴거리는 츤데레. 사실 스구루도 그건 마찬가지 였지만 되려 태연하게 챙겨주는 덕에 쿠로오만 적응이 힘들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아무 말은 안하지만 속으로는 그랬다. 잘못 입을 열었다가 무관심해지는 것이 싫기도 했다.

"자."

아이스크림이 조금 녹은 덕에 질긴 입구가 잘 뜯어지지 않았다. 끄트머리를 이로 물어 힘을 주니 그제야 똑하고 떨어졌다. 뚜껑에 남은 나머지는 쿠로오의 입에 들어가기 직전에 휙하고 빼앗겼다. 치사하게 한 입도 안주려고. 분해하는 쿠로오를 보며 얄밉게 뚜껑을 잘근대는 스구루였다.

"빨리 먹어. 바로 가야되니까."

괜히 아이스크림 꼭지 하나에 빈정이 상한 쿠로오였다. 부러 더 딱딱하게 말을 뱉었다. 그래도 치사하게 자리를 뜨진 않았다.

"알았다고. 아..다 녹았잖아."

"지가 늦게 나와놓고.."


사줘도 난리야, 망할 놈이.

포장도 다 까줬더니. 스구루가 물렁해진 빠삐코를 쪼물딱거렸다. 가운데를 한 번 누르니 입안 가득 만족스런 초코맛이 올라왔다. 겉얼음이 다 녹아있던 만큼 벌써 3분의 1은 줄어든 것 같았다. 다 먹기도 전에 아쉬웠다.

 ...

둘은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렇다고 서로를 애틋하게 쳐다보는 것도, 딱히 화가 난 것도 아니었다. 그냥 그 정도의 거리감이었다. 스구루는 차마 빨아올릴 것도 없이 아이스크림을 마셨다. 날씨가 날씨여서 더 빠른 속도로 녹아갔다. 먹은 양이 반 이상을 넘어갈 쯤에는 밑바닥에 물이 찰랑거렸다.

아 목말라.

스구루는 마지막 한 모금이 남을 때까지 쿠로오쪽으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적어도 쿠로오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학교가 끝나고 이것저것 일이 꼬이는 바람에 출발시간이 조금 늦어졌었다. 기다리고 있을까봐 허겁지겁 달려왔더니 뒷문에는 아무도 없었더랬다. 예정에 없던 뜀박질에 땀이 주륵 흐르고 그대로 더운 담벼락에 기대 스구루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입이 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제 것도 같이 사오는 건데. 이게 다 저 새끼가 쪼잔한 탓이었다.

가는 길에 사먹고 말지.

"큭."

조용히 아이스크림을 먹던 스구루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는 짓도 딱 저같아선. 스구루가 들고있는 비누색 쭈쭈바 용기 안에는 딱 한 입거리의 초코맛이 남아있었다.

아-

스구루가 쿠로오 볼을 감싸 제 쪽을 바라보게 했다. 내내 차가운 얼음을 쥐고 있던 손이라 차가운 한기가 여실히 느껴졌다. 갑작스런 스킨십에 놀란 것인지, 차가움에 놀란 것인지. 쿠로오의 두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주륵.

이미 음료가 된 아이스크림은 끈적하게 쿠로오의 입안으로 떨어졌다. 얼마 안되는 양에 울컥하고 들어간 뒤에는 잠그고 난 수도꼭지처럼 한 방울씩 뚝뚝 떨어졌다. 감질나는 시야였다.

맛있지?

쿠로오를 바라보는 스구루의 눈은 꼭 그렇게 묻고 있는 것 같았다. 장난스레 씩 올라간 입꼬리가, 예감이 안좋았다.


**


말랑한 입술을 느끼기도 전에 차가운 혓바닥이 안쪽을 헤집었다. 치열을 훑고, 혀 아래를 긁어올리고.

삼키지도 못하고 그대로 고여있던 초코맛은 그대로 스구루의 혀에 묻어 사라졌다. 그나마 남아있던 초콜렛도 밋밋한 타액에 섞여 색이 점점 옅어져 갔다.


후릅.

말하기도 민망한 소리가 났다. 평소보다 배는 축축한 키스였다. 목 뒤로 넘어가는 것은 없을 만큼 적었지만 자칫 흐를 만큼 가득이라 바싹 입술을 붙이고 빨아들였다.

차마 삼키지 못한 아이스크림은 입술을 더럽히고, 뭉근하게 올라오는 간질거림에 눈썹을 찡긋거렸다.

진짜 망할 놈.

눈을 감고 키스를 하는 와중에도 쿠로오는 결국 아이스크림을 못 먹은 걸 아쉬워했다. 기껏 입에 넣어준 걸 또 뺏어먹다니. 누가 들으면 참 낭만도 없다고 할 생각이었다.


으응.,

그새 부어오른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어 잡아당겼다.

아,! 하이..마!

스구루의 마음대로 유린당한 입술은 빨갛게 부어올랐고, 작게 도리질 치는 대로 죽 끌려 따라왔다. 키스가 아니라 그냥 놀리는 것이래도 믿을 만큼 장난스런 짓이었지만 그만큼 미련이 남아서 였다.

씨...

장난질 끝에 놓아준 입술에선 긴 은실이 늘어지다 툭끊어졌다. 스구루의 얼굴엔 미소가 걸리고, 곧 부원이 부르는 소리에 잘 가라는 인사 하나 없이 바로 자리를 떴다.

여기까지 와준 사람에 대한 매너라곤 조금도 없는 행동. 그래도 쿠로오는 조금의 불평도 안 할 생각이었다. 웃고 간 얼굴이 너무 배부른 표정이라 그냥 찝찝하게 표정만 굳히고 엉덩이를 떼었다.

근처 카페에라도 버티고 있어야지. 이번에도 늦게 나오면 입술에 이빨자국을 내주리라.





_the end




꽁치빌라 건물주 twitter:@rin_k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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