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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후타] 내 옆집에 따따님 01

트위터썰 업로드분


아아. 마츠카와 asmr 꿀성대 BJ로 열렬한 팬인 후타구치 바로 옆집 사는 거 보고 싶다.

 



#1

“..천천히 할 테니까 아프면 말해요.”

마츠카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끈적한 젤 소리가 귓가를 채웠다. 살과 살이 맞대어 문질러지는 소리가 퍽 자극적으로 들려왔다.

“아, 여기 기분 좋은 가보네. 이제 안 아프죠..?”

마츠카와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아슬아슬한 대사와 어울려 핑크빛 공기를 자아냈다. 밤 12시. 고된 하루를 정리하기에 더할 나위없는 시간이었지만 뭇 구독자들의 마음속에는 화르륵 불길이 솟았다. 잠이 오기는커녕 더 눈을 반짝이게 하는 목소리였다.

마츠카와는 많은 asmr BJ중 한 명이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원하는 날에 라이브 방송을 켰는데, 항상 나오는 것은 목소리뿐이라 화면은 늘 검은색이었지만 숨만 쉬어도 야한 목소리와 바람직한 컨텐츠 덕에 지금도 구독자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중이었다. 그도 그럴게 오늘의 방송주제 역시 ‘바디마사지’였다.

“쿡쿡, 그러게 내가 시원하다고 했잖아.”

마츠카와의 낮은 웃음소리에 조용히 감상하단 댓글창에 다시 불이 붙었다.

‘아악ㅠㅠ미쳤다ㅠㅠㅜ웃지마라요ㅠㅠㅠㅜ'

‘ㅠㅠ마츠님, 자비좀....제 심장소리가 안 들립니다만.ㅠㅠㅠㅠㅠ’

'ㅠㅠㅜㅜㅜㅠ‘

전부 우는 소리뿐이라 마츠카와가 울지 말라고 한 마디 해주니 이번엔 묘비명 남기고 쓰러지는 분들이 여럿이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마츠카와가 산뜻한 목소리로 방송종료를 고하자 댓글창에 아쉬움의 댓글이 우수수 올라왔다. 라이브 방송을 할 때마다 초창기 때를 제외하곤 늘 상 있는 일이었다.

“너무 늦었네. 얼른 자요. 나도 이제 잘 거야.”

이어폰 너머로 마츠카와의 하품소리가 들려왔다. 또 귀엽다며 한차례 댓글이 몰려왔지만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종료된 방송에 울음소리 가득한 채팅장이 닫혔다. 새벽 한 시. 정말 자야할 시간이었다.

 



#2

“안녕하세요. 아니, 큭큭, 오늘 안하는 날인데 왜 이렇게 많아요?”

다음날, 밤 12시가 되자 마츠카와의 방송이 열렸다. 원래 이번 주에는 이미 2번의 방송이 끝난 터라 올라오는 날이 아니었지만 이미 올라와 있던 방송영상이라도 다시 들으러 오는 팬들이 많았기에 댓글창은 벌써 기쁨의 도가니였다.

‘한 주 세 번이라니ㅠㅠ매일 해주시면 안돼요??ㅠㅠ’

‘장하다, 과거의 나..안 자길 잘했어..’

‘끄아아앙아아아아아아ㅣ마ㅓ움’

어김없이 난리가 난 댓글창을 진정시키며 마츠카와가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다. 오늘 특별히 방송을 다시 켠 것은 작은 이벤트 안내 때문이었다.

“제가 작은 이벤트 하나를 하려고 하는데..”

주섬주섬. 흐려진 말꼬리 뒤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준비한 게 있는 모양이었다.

“이쁜이들 선물 하나 보내주려고-”

‘이쁜이들’은 마츠카와가 종종 부르는 애칭 중 하나였다. 유치하고 느끼한 별명이었지만 마츠카와의 목소리로 부르니 그저 꿀만 한 웅큼 떨어졌다.

“준비한 게 딱 한 상자밖에 없어서 많이는 못 줘.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고, 해보고 괜찮으면 다음에 또 할게요.”

안에는 과자랑 초콜릿 같은 거 들었는데 그건 자리가 너무 비어서 넣은 거고.. 음 초콜렛은 조금 쓸지도 모르겠다. 내 취향대로 넣었거든.

마츠카와의 말과 함께 계속 뽀시락 대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비닐 포장 소리가 들리는 걸보니 상자 안을 뒤적이는 모양이었다.

“이런 거 말고, 중요한 거는 딱 두 개야. 하나는 내 CD인데..어디갔어.. 아, 여기있다.”

마츠카와의 입에서 CD라는 단어가 나오자 흥분에 찬 댓글창이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CD???????‘

‘마츠님의 야라시 숨소리가 담긴 CD’

‘쓰읍하아 씁씁하아’

‘바디마사지 그 후 .avi'

'바디마사지 그 후2 .avi'

 

“아니, 그런 거 아니야. 진짜 날 뭘 로 보고..”

 

‘섹시도발 맛층’

‘목소리로 귀르가ㅈ...’

“다들 잊으셨겠지만 이 방송은 전연령가예요.”

 

‘목소리가 19금’

‘숨소리는 99금’

‘ㅋㅋㅋ아무도 안 믿어ㅋㅋ’

마츠카와는 작은 한숨소리와 함께 설명을 이어갔다. 댓글창은 그냥 무시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CD에는 노래 녹음한 거 들어있어요. 궁금하지?”

마츠카와의 폭탄발언에 시끄럽던 댓글창이 홀린 듯 굳어있다 다시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노래는 그 동안 제일 요청이 많이 들어왔던 것 중에 하나인데 마츠카와의 철벽에 반쯤 포기하고 묻어두었던 것이었다. 반응이 폭발적일 수 밖 에 없었다.

“나머지 하나는.. 그냥 쪽지인데 이 택배 받으신 분이 해주실 게 적혀있어요. 별건 아니고.. 이게 진짜 이벤트라면 이벤트랄까..?”

마츠카와가 다시 상자를 싸는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테이프 소리도 들리는 걸 보니 완전히 포장까지 마친 모양이었다.

“참여는 제 홈에 링크 띄워뒀으니까 받으시는 분 이름이랑 주소 적어주시면 추첨할게요. 오늘이.. 금요일이니까 다음 주 월요일 날까지만 받을게.”

그럼 잘 자요. 방송이 끊어지고 그날 밤 마츠카와의 홈은 새벽까지 접속불량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3

덜컹덜컹. 후타구치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한창때의 남고생이라 항상 잠이 부족한 후타구치였지만 오늘은 특별히 더 졸림이 심했다. 어제 새벽 컴퓨터 앞에서 전쟁을 치르고 왔기 때문이었다.

후타구치는 마츠카와의 열렬한 팬 중 한 명이었는데 본인의 연애성향이 그쪽이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건 취향의 문제였다. 늘 마츠카와의 라이브 본방사수는 물론이고 다시 듣기까지 놓치지 않았다.

어제 밤에는 마츠카와의 깜짝 이벤트 소식에 야밤에 소리를 지를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았더랬다. 덕분에 이벤트 신청을 하느라 새벽까지 느리디 느린 컴퓨터를 붙잡고 있었고 말이다.

“하암...”

무겁게 감기는 눈에 하품이 절로 나왔다. 학교에 도착하면 최소 3교시까지는 엎드려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4

마츠카와의 이벤트 공지가 있고 그 다음 주 월요일. 후타구치는 언제나와 같이 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엎드렸다. 마츠카와의 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역시 오늘은 방송이 없는지 라이브표시가 떠있지 않았다.

후타구치는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이전 방송을 찾아 재생버튼을 눌렀다. 원래도 월요일에는 잘 방송을 하지 않았으니 크게 실망할 일은 아니었다.

“조금 아파요. 몸에 힘 빼시고..”

마츠카와의 다정한 목소리가 이어폰 너머로 흘러나왔다. 힘든 학교생활에 더할 나위없는 힐링이 됐다.

‘아, 목소리 진짜 좋다..’

띵동. 후타구치가 열심히 목소리를 감상하고 있던 중, 갑자기 현관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폰 탓에 잘못들은 건가 싶어 몸을 굳히고 기다렸더니 다시 한번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문 앞에 누군가가 있었다.

‘뭐야.. 올 사람 없는데..?’

이 밤늦은 시간에 무슨 일인가 싶었다. 후타구치의 미간이 조금 찡그려졌다. 귀중한 시간을 방해받은 것도 기분이 나빴지만 찾아올 사람이 없다는 게 더 문제였다. 후타구치는 현재 해외에 나가계신 부모님과 떨어져 자취생활 중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후타구치는 피곤한 몸을 일으켜 현관문 앞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벽에 붙어있는 인터폰을 켜고 물었다.

“누구세요?”

“...아, 택배요.”

문밖의 상대는 후타구치의 물음에 조금 뜸을 들이더니 이내 간단한 답을 내뱉었다. 낮은 목소리를 보아하니 아마도 성인 남자인 듯 했다. 구식 인터폰이라 화면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택배요? 저 택배 시킨 거 없는데요.”

후타구치는 점점 가늘어지는 의심가득한 눈초리를 하고 인터폰을 노려봤다. 남자가 보일 리는 없었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수상한 것은 뭐든 의심부터 하고봐야 나중에 해가 적은 법이었다.

“음..주소가 여기 맞는데.. MM아파트 402호.. 후타구치 니로씨 댁 아닌가요?”

남자가 곤란하다는 듯 중얼거리며 말을 이었다.

“..니로가 아니라 켄진데요.”

“아..죄송합니다.”

...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때 아닌 대치가 벌어졌다.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뻘쭘해진 남자는 물론이고 후타구치 역시 남자의 ‘니로’ 발언에 약간 기분이 상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니로’는 그 간질간질한 어감 때문에 후타구치가 싫어해 마지않는 별명이었다.

“저기.. 문을 열어주셔야 제가 택배를 드리는데요..”

남자가 다시 한 번 택배를 어필했다. 후타구치는 이미 마음이 반쯤 뜬 상태였기 때문에 문을 더 단단히 걸어 잠그며 대꾸했다.

“택배 시킨 적 없다니까요. 다시 가져가세요.”

“아니..그건 좀..”

“다시 가져가시라니까요.”

후타구치가 쌀쌀맞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런 류의 사기나 장난에 휘말리는 것은 절대 사양이었다.

“후회하실 텐데.. 한 번 나와 보기만 하세요. 진짜 거짓말 아니예요.”

“싫다니까요.”

후회는 무슨 후회. 후타구치는 역시 사이비 종교의 신자라도 찾아 온 게 틀림없다며 휙 고개를 돌렸다.

“빨리 돌아가세요.”

“진짜 필요 없어요? 나름 신경 써서 준비한 건데..”

후타구치는 이어지는 남자의 말에 오소소 소름이 돋은 팔뚝을 문질렀다. 택배라더니 신경 써서 준비를 했다고? 바보가 아닌 이상 문을 열어줄 리가 없었다. 신경 써 준비한 야구방망이라도 손에 쥐어져 있을지 누가 안단 말인가.

“빨리 가시라구요. 더 귀찮게 하시면 경비실에 전화할 거예요. 그럼.”

“아니..저기..!”

후타구치가 잔뜩 경계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디 무서워서 살겠나. 후타구치는 인터폰 너머로 들려오는 남자의 다급한 외침에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전원을 꺼버렸다. 그리곤 그대로 뒤를 돌아 다시 아늑한 그의 침대로 향했다. 신종 택배사기는 잊어버리고 마저 평화롭게 힐링할 시간이었다.



 

#5

다음날, 후타구치는 마스크에 모자까지 중무장을 한 채 등굣길에 나섰다. 바지 오른쪽 주머니에는 어디서 났는지 휴대용 전기 충격기 까지 챙긴 채였다. 밤 11시 너머의 택배 사기가 후타구치에게 끼친 영향이었다.

오늘도 후타구치는 모든 할 일을 마치자마자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켰다. 화요일이니 마츠카와의 방송이 올라올 만한 요일이었다. 마츠카와는 보통 특별한 일이 없으면 화요일과 금요일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LIVE'

아니나 다를까 마츠카와의 페이지에는 빨간색으로 ‘방송 준비 중’ 표시가 떠있었다. 후타구치는 기쁜 마음으로 이어폰을 꼽아들고 본격적인 시청모드에 들어갔다.

‘1빠’

....

┖ 101ㅊㅊ

┖ 102!!

‘오늘도 바람직한 소재 기대해봅니다.

라이브 방에는 벌써 다른 시청자들이 와글와글 댓글창을 채우고 있었다.

‘헤에.. 벌써 많네.’

후타구치는 점점 늘어나는 시청자 수를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후타구치는 나름 소심한 시청자였기 때문에 한 번도 댓글놀이에 참여한 적은 없었지만 마츠카와가 여러 질문들에 대답해주는 것을 듣는 건 꽤나 재밌는 일이었다.

“아아. 제 목소리 들려요? 음. 잘 들리나보네.”

딱 12시 정각이 되자 애타던 방송준비 표시가 사라지고 마츠카와의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오늘도 열일중인 마츠카와의 성대였다.

“오늘은.. 따로 주제가 없고.. 잠깐만... 아직 준비가 좀 덜 되서..‘

부스럭 부스럭. 마츠카와의 목소리가 끊기고 작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제가 따로 없다면서 무슨 준비를 말하는 건지 다들 어리둥절이었다. 후타구치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 됐다.”

마츠카와의 나지막한 한 마디와 함께 댓글창은 잠시 멈춘 듯하다가 곧 폭주하기 시작했다. 마츠카와가 방송을 시작하고 지난 1년간 굳게 닫혀있던 미지의 영역이 열린 것이었다. 핸드폰 스크린에는 더 이상 까맣기만 한 화면이 자리하고 있지 않았다. 마츠카와의 다부진 상체가 텅 빈 화면을 가득 채웠다.





_02 continued



꽁치빌라 건물주 twitter:@rin_k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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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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